[글마당] 창 너머로
부엉이의 날개가 젖는 밤 그런 밤으로 하여 그리움은 오나 봅니다 모순 같은 순간의 아픔이 낱알에 생명을 심는 그런 일로 하여 계절은 바뀌나 봅니다 바람은 소리로 빛은 색으로 스스로이지만 색도 소리도 없이 존재하는 시간은 무한의 모든 것 공간에서의 열매이고 지배하는 소멸이고 위대한 신비조차 조용하게 다스리는 여백이고 깨달음 속에 존재하는 순간의 호흡으로 계절은 저마다의 색깔로 바뀌나 봅니다 황홀과 비애의 사이에서 살아난 정적이 우주의 손을 잡고 빛과 어둠을 풀어 색색으로 세상을 가득 차게 해 그런 값으로 계절은 고독하고 아름답게 바뀌나 봅니다 그렇게 바뀌고 다시 태어나 생소하지 않게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것 그래 어제의 창에 선 그 너머에 그리움 안고 바뀌는 계절에 그대 그리움 살아오나 봅니다 저리 아름다운 눈물로 손정아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황홀과 비애 그대 그리움 색도 소리